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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의 실제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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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어학자 최현배 씨의 전집 4권 출간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앞두고 전집을 훑기 시작했다.2012년 연세대 출판문화원을 통해 외솔 학술서적 28권이 이미 출간됐고, 이번에는 신문과 잡지에 연재된 시와 시조, 수필 등을 정리한 것입니다.무심코 책장을 넘기면서 시조 한구석에서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외조상이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투옥된 뒤 옥중에서 쓰여졌다는 면회라는 시초였습니다.붙잡힌 지 1년 넘게 처음 면회래.별의별 상상을 다 그리면서, 끌려서, 자기 나를 보고 하는 말, 아이 혼자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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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은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무기도 아니고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입니다.그 자산을 지키기 위해 투옥되어 옥중에서 광복을 당한 분들이 있었다는 것을 시조를 통해 실감했습니다.외솔이란 함흥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르던 중 광복을 맞은 것을 '8.15 전날 밤'과 '교도소에서 해방됐다'는 에세이를 통해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겼다.제가 지금 쓰고 있는 말들은 모두 이분들의 투쟁 덕분이라고 생각하면 저절로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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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개봉해 28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말모이도 뒤늦게 덕분에 또 봤다."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룬 이 영화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극중 류정환은 최현배, 이국로, 이희승, 정인순 등 조선어학회 회원들을 참고한 인물이라고 합니다""인물이나 사건 구도가 다소 평면적이고 선명함에 대한 강박감이 숨어 있다는 점에서 아쉽지만 무형 자산인 말과 글이라는 소재를 영화로 옮긴 과감한 시도는 놀랐습니다.우리 선조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지키려 했다면, 영화는 그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볼 수 있게 했다고나 할까.그 기쁨과 감동을 기사에도 좀 담아보려고 했어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9/2019032900152.html